[이광선의 서킷 스토리①] Everland Speedway 어디까지 알고 있나요?

모터스포츠가 개최되기 위한 조건은 다양하다. 그럼에도 가장 중요한 요소를 꼽는다면 드라이버와 경주차 그리고 안전한 경쟁이 펼쳐지기 위한 공간 즉 ‘서킷(Circuit)’이다. <서킷 매거진>은 스피드 경쟁이 펼쳐지는 ‘서킷’과 관련한 기록들을 더듬어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에버랜드 스피드웨이. 사진=슈퍼레이스

그 첫 번째 시간으로 국내의 에버랜드 스피드웨이를 선택했다. 현 시점에 국내에는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와 ‘코리아인터내셔널서킷’, ‘인제스피디움’, ‘태백스피드웨이’ 등 4곳이 있다. 가장 오래된 역사를 자랑하는 스피드웨이는 1995년 개장, 국내 모터스포츠의 ‘메카’라는 칭호를 부여받기도 했었다.

이 서킷은 당시(지금은 고인이 된)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이 삼성교통박물관 근처에 모터스포츠 관련 시설을 두려는 뜻에 따라 건립했다. 개장 당시는 ‘용인 모터파크’로 불렸지만 이듬해에 바로 위에 있는 테마파크인 에버랜드의 이름을 따서 ‘에버랜드 스피드웨이’로 변경했다. 그리고 지난 2018년 메르세데스-벤츠와 계약을 체결하면서 공식적으로는 ‘AMG 에버랜드 스피드웨이’로 다시 한 번 이름을 바꿨다.

처음 개장할 당시 트랙의 총 연장 길이는 2.125km였다. 여기에 오메가 코스라고 불리는 3~5번 코스를 생략한 숏 코스는 1.8km로 운영됐다. 이곳에서 열린 첫 레이싱 대회는 1992년 9월 개최된 ‘한국모터챔피언십시리즈’였다. 당시에는 트랙이 포장되기 전이어서 비포장도로 상태, 즉 오프로드 스프린트 레이스였다. 이후로 1995년 개장될 때까지 총 12회(1994년 연습경기 포함)의 경기가 치러졌다.

어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열린 CJ대한통운 슈퍼레이스 슈퍼6000 클래스 드라이버들이 포즈를 취했다. 사진=슈퍼레이스

에버랜드 스피드웨이는 1995년 3월 투어링카A와 B클래스가 ‘기아컵 MBC 그랑프리’로 개최되며 국내 최초의 온로드 공식경기로 기록이 됐다. 온로드 레이스 최초의 폴 포지션은 투어링A 이명목, 투어링B는 박준우가 차지했다. 투어링카A의 우승컵은 박정룡에게 돌아갔고, 박준우는 투어링카B ‘폴 투 윈’을 기록을 남겼다. 코스레코드는 이명목이 1분21초66을 찍었고, 박준우는 1분24초00으로 이름을 올렸다.

매년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열리던 레이스는 2008년 시설개량을 이유로 폐장을 하면서 국내 모터스포츠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 2003년 개장한 ‘태백 레이싱파크(현 태백스피드웨이)’가 경기를 개최할 수 있는 유일한 장소였지만 복합적인 사정으로 운영이 불안정했다. 이 때문에 프로모터들이 개최 일정 발표와 소화 등에 혼선이 이는 등 파장도 있었다.

어쨌든 에버랜드 스피드웨이는 코스확장은 물론 피트건물 등 관련 시설을 개량하기 위해 F1 경기장 디자이너로 잘 알려진 헤르만 틸케의 손을 빌렸다. 그 결과 일본 스즈카 서킷의 스타일을 참고해 크로스오버형 트랙으로 바뀌며 길이가 2.125km에서 4.346km로 연장됐다. 공사는 2011년 완공됐지만 모터스포츠 관계자들이 원하는 것과는 달리 서킷의 재개장은 늦춰졌다.

에버랜드 스피드웨이 피트. 사진=슈퍼레이스

개장이 늦춰진 이유에 대해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측으로부터 나온 공식 반응은 없지만 소유주인 삼성그룹 내부의 갈등 때문이라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재개장은 그로부터 2년이 더 흐른 뒤였다. 2013년, 마침내 모터스포츠 관계자들이 원하는 서킷은 문을 열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서킷은 모터스포츠를 위한 공간이 아닌 행사 임대용이나 신차 공개 등의 목적으로만 이용할 수 있었다.

그러다 2016년부터 다시 모터스포츠 경기가 개최되면서 일반인들의 입장을 허락했다. 재개장된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의 첫 경기는 ‘CJ 슈퍼레이스 챔피언십’이었다. 이 대회는 꾸준히 규모를 키워오면서 슈퍼6000 클래스를 비롯해 GT, 1600, V720클래스 등의 8개 경기가 개최됐다. 최고 종목인 슈퍼6000 클래스는 이데 유지(엑스타레이싱)가 1분55초668의 기록으로 첫 폴 포지션을 차지했다. 하지만 우승컵은 김동은(CJ레이싱)이 낚아챘다. GT-1·2클래스는 이재우와 한민관이 ‘폴 투 윈’을 거뒀고, 1600클래스는 폴 포지션의 이건희의 2분18초717이 해당 클래스의 코스레코드로 남아있다.

재개장 전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수립된 코스레코드 중 가장 빠른 기록은 포뮬러1800 클래스에서 이승진이 수립한 1분01초803(2003년 3월)이다. 슈퍼6000 클래스는 김의수 1분07초019(2008년 11월), GT클래스는 황진우·최해민의 1분06초451(2006년 11월)이다. 현재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의 코스레코드는 2019년 10월 슈퍼6000 클래스에서 김종겸(아트라스BX)이 수립한 1분53초004이다. 에버랜드 스피드웨이는 2016년 재개장 한 이후, 총 14회의 경기가 개최됐다.

에버랜드 스피드웨이. 사지=슈퍼레이스

한편 에버랜드 스피드웨에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토로하는 이들도 많다. 비록 대회가 재개되긴 했지만 소유주인 삼성그룹의 입장은 여전히 자동차경기장으로써의 목적이 아닌 이벤트 시설로 활용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국내 모터스포츠 관계자는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대회를 개최하는 것은 현재로서는 슈퍼레이스 이외에는 불가능할 것 같다”며 “기본적인 기반시설의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다른 서킷에 비해 비용이 너무 많이 투입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다행스럽게 대체시설로 영암 코리아인터내셔널서킷과 인제스피디움 그리고 태백스피드웨이가 있어 국내 모터스포츠의 무대가 되고 있지만 수도권에 자리 잡은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의 장점을 따라올 곳은 없다. 에버랜드 스피드웨이가 접근이 더 쉬운 ‘서킷’으로서의 역할을 해줬으면 하는 게 모터스포츠 관계자들의 바램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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