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한국 모터스포츠 역사⑤]국내 모터스포츠, ‘정착화’, ‘활성화’ 분위기

87년 문을 연 국내 모터스포츠는 6년 남짓한 세월 동안 우여곡절을 겪어야 했다. 이는 차를 좋아하는 동호인들이 이끌어온 만큼 규칙과 질서가 제대로 정립되지 않았기에 따르는 필연적인 문제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6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팀의 활동은 왕성해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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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모터스포츠와 관련 적극적인 취재 활동을 한 월간 ‘자동차생활’의 보도에 따르면 서울에서 활동하는 팀은 15개, 부산과 대구 등 지역에서 15개 등 총 30개 팀에서 드라이버만 700명 이르렀다. 그러나 이런 양적인 팽창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상설 트랙하나 들어서지 않는 등 환경은 열악했다. 당시 국내 상황은 자동차 등록대수가 400만대를 넘어 자동차생산 세계 8위 등 자동차가 보통 사람들의 생활도구와 장비가 되었지만 모터스포츠는 자동차산업과 문화의 성장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럼에도 대회는 꾸준히 개최되면서 한걸음씩 전진을 했다. 그해 4월 18~19일에는 경남 온산의 특별경기장에서 ‘92 코리아챔피언컵 시리즈’가 열렸다. 이 대회에서는 그룹A, 그룹N, 원메이크와 티코전, 여성전 등으로 클래스를 나눠 경기를 치렀다. 아쿠엠용마 레이싱팀과 (주)코리아 모터 이벤트가 공동으로 주최하고 ‘스포츠조선’과 ‘울산매일신문사’ 등이 후원했다. 이 경기에는 200여대의 경주차가 출사표를 내면서 기량을 다퉜고, 5,000여 관중이 몰려 들어 모터스포츠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티코 3대를 경품으로 내걸기도 했다.

약 2.5km의 비포장 트랙은 흙먼지를 날리면서 최고 종목인 그룹A의 주인공을 가렸다. 18대가 참가한 이 레이스는 예선에서 폴 포지션을 잡은 황운기(KM), 박정룡(볼카노), 정성조(파라), 이창복(트로이카) 등 당시 최고의 테크니션들이 차례로 터를 잡았다. 결선은 황운기가 독주를 하는 가운데 김재민(마루아치)이2위까지 치고 올라오면서 박진감을 더했고, 10랩을 지나면서는 선두로 나섰다. 이후 김재민이 가장 먼저 체커기를 받으면서 우승컵을 안았다. 그룹N과 현대 라운드에 출전한 김정수(마루아치, 현 인제레이싱 단장)가 2관왕에 올랐고, 여성전에서는 김주현(마루아치)이 포디엄의 정상에 섰다. 티코전 김용환(허리케인), 대우 라운드 안영달(허리케인), 기아 라운드 김원용(KM)도 각각 클래스 우승컵을 가져갔다. 이날 마루아치는 출전 7개 종목에서 4개 부문 우승컵을 안는 등 최고의 팀으로 자리 매김하기도 했다.

6월 20~21일에는 인천 영종도 특설경기장에서 ‘코리아 챔피언십 시리즈 발보린컴 제2전’이 열렸다. 심장병 기금을 마련한다는 취지로 (주)코리아 모터이벤트카 주최하고 ‘한국심장재단’과 ‘스포츠조선’ 등이 후원한 이번 대회도 여성전, 원메이크, 그룹N, 그룹A 등으로 종목을 구분해 치렀다. 대회 규모도 엄청 커져 전국에서 30여 개 팀 400여명의 드라이버가 참가하자 KBS와 SBS 등 방송사 취재 팀까지 열기에 가세했다.

최고 종목인 그룹A 예선에서는 기아자동차 콩코드의 운전대를 잡은 박정룡(볼카노, 현 아주자동차대학 교수)이 폴 포지션을 잡았고, 현대 엘란트라의 남궁진철(강원레이싱), 오영만(아쿠앰용마, 작고), 김재민(마루아치) 등이 터를 잡았다. 결선은 박정룡의 독주로 막을 올렸지만 25랩 중 21랩을 돈 후 오일 쿨러에서 기름이 새면서 경기를 포기해야 했다. 남궁진철이 우승의 감격을 맛봤고, 안종호(트로이카, 현 화랑레이싱 단장), 김한봉(펠롭스) 등이 차례로 체커기를 받았다. 그룹N 클래스 김선문(볼카노), 현대 라운드 이철우(펠롭스), 기아 라운드 홍성열(모툴), 대우 라운드 안병환(마루아치), 여성전 원형신(보라매) 등이 각각 우승컵을 챙겼다.

이날 대회를 치켜 본 관계자들은 규모 뿐 아니라 두 개조로 편성된 기록 팀, 출발신호등 설치 등 경기 진행이 눈에 띠게 좋아져 모터스포츠의 앞날을 밝게 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물론 드라이버들과 관계자들의 시비도 여전한 것이 ‘옥의 티’였다.

사진은 2015년 코리아 오프로드 그랑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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