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그리드에 정렬까지 했는데 “차를 빼라고? 그 근거는?”

심사위원이 3명인 이유…독단적인 주장 막으려는 최소한의 장치

11월 16일 전남 영암의 코리아인터내셔널서킷(KIC) 상설트랙에서 열린 KIC컵 KF-1600은 결선 스타트와 관련, 한바탕 소동이 일었다.

피트로드에서 대기하고 있는 F3. 사진=전현철 기자

결선 그리드는 예선 결과대로 KF-1600 8대와 F3 1대 등 포함된 9대가 자리를 잡았다. 그리드 이벤트가 진행되고 스타트 아치에서는 스타트 3분전을 알리는 사인보드가 나왔다. 그리고 곧 스탭들이 그리드를 떠나라는 1분전 사인보드가 제시됐다.

하지만 그리드의 뒤쪽이 시끄러워지면서 지연되기 시작했다. 스타트 아치에서는 다시 3분전 사인보드가 레이싱 모델의 손에 들려졌다. 이처럼 스타트와 관련해 혼란이 발생한 것은 F3의 출전자격에 대한 시비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F3의 드라이버인 김정수(인제레이싱)는 참가접수에 이어 참가서약서를 작성하고 메디컬 체크까지 마쳤지만 연습주행에 나가지 않았다(출전의무 규정은 없다). 예선에서도 피트로드까지 진출했지만 트러블이 발생해 곧바로 피트로 발길을 돌렸다. 이에 따라 주행기록이 만들어지지 않았던 것.

김정수는 결선을 앞두고 피트로드가 개방되자 F3의 운전대를 잡고 코스인 후 대열의 가장 끝자락에 자리를 잡았다. 그리고 스타트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출전을 허용할 수 없다는 경기심사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결선주행이 좌절됐다. 심사위원회가 대한자동차경주협회 ‘자동차경기 국내 규정집’의 ‘예선에 참가하지 않은 드라이버는 결선에 참가할 수 없다’라는 조항을 적용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는 대목이다.

바로 이 부분이 규정의 지나친 해석이라는 말이 들리는 부분이다. 드라이버가 경주차에 탑승한 후 코스인을 위해 피트로드까지 진출한 것은 기록을 작성하지 못했어도 출전의지가 확고하다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어서다. 참가신청을 한 후 연습주행과 예선에 참가하지 못해도 대회(넥센스피드레이싱, 슈퍼레이스, 현대 N 페스티벌 등)의 경기심사위원회는 ‘특별출주신청서’를 받고 현저히 결격사유가 없는 한 출전을 허용하고 있다. 특별출주신청서는 대회사무국이 참가 드라이버와 팀에게 요구할 수 있고, 반대의 경우 드라이버와 팀이 대회사무국에 요청할 수 있다.

김정수는 “특별출주신청서를 요청하지 못한 일부 과실이 있을 수 있지만 기록지를 보면 아예 출전자 명단에도 없다. 참가신청 후 예선에 참가하지 못하면 DNQ로 표기되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이는 명백하게 대회운영위원회 특히 대회사무국의 과실이 크다고 볼 수밖에 없다. 드라이버가 피해를 본 것에 대한 책임은 누가 질 것인가?”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이 과정을 지켜 본 심사위원급 관계자는 “F3 경주차의 출전을 불허하려면 아예 피트로드 출구부터 진입을 막았어야 했다”며 “심사위원회가 충분히 융통성을 발휘해 출전을 허가할 수 있었음에도 그 같은 결정을 내린 것을 납득할 수 없다”고 고개를 저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이 결정에는 한 심사위원의 주장이 너무 강하게 반영된 것을 추후에 알았다. 심사위원회를 3명으로 두는 것은 자신의 의견을 관철시키라는 것이 아닌 다른 의견을 존중하라는 의미”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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